덕유산 자락 향적봉에서

 날이 춥다

 

눈도 많이 내리고.

어릴 때 겨울에 한참 자다가 오줌이 마려워서 문을 열고 보면 마당이 하얗게 보여서 눈인줄 알았다가 내려가보니 하얀 달빛이어서 실망했던적이 여러번 있었다.

눈이 오면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동생이라 마당쓸고 마당에 눈 미끄럼틀 하나 만들어서 하루내내 놀고

배고프면 들어와서 고구마랑 밥이랑 떡이랑 먹곤 했던 기억이 난다

 

덕유산에 한번 가본다 하면서도 벌써 몇년째 그림으로만 보고있다

마지막으로 올라본게 2010년 가을무렵이었던걸로 기억이 난다

 

장엄하다고 할 만큼 멋진 풍경을 담아온 지인의 덕유산 기록

난 그 때 다른일로 못갔는데 작년 신년산행으로 8명이서 다녀왔다

켜켜이 둘러쌓인 산들과 아스라하게 보이는 곳곳의 하늘과 산

산아래 하얗게 눈 쌓인 마을들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무얼하고 있을까?.

한참 동안 들여다봤던 사진이다.

올해 시간내서 꼭 한번 다녀와야 겠다

 

2010년 덕유산행에서 잡은 풍경

약 열시간 정도 걸어본 산행이었는데 한참 가다보니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나무 한그루가 가을 하늘 아래서 팔 넓게 벌리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서있다

푸른 하늘을 이고 이제 가을빛이 완연한 풀빛과 나무들을 내려다보며 서있는 주목 한그루를 정신없이 똑딱이로 잡았다.

똑딱이 카메라로 후딱 찍어서 노출도 신경을 못썼는데 덕유산의 아름다운 한페이지를 그려봤다

 

올해도 넓은 가슴과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사람들과 널리 소통하며 한획 한획 조심스럽게 아름다운 자취를 만들어갈 것이다.